이기적 유전자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진화생물학 분야의 과학자치고 리처드 도킨스만큼 대중적 인기와 학술적 논쟁을 결합시킨 사람도 흔치 않다. 그는 일찍이 촉망받는 젊은 동물행동학자로 간결한 문체와 생생한 비유, 논리적인 전개를 갖춘 글로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 도킨스는 자신의 동물행동학 연구를 유전자가 진화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중심적 역할에 대한 좀더 넓은 이론적 맥락과 연결시키기 시작했는데, 그 결과가 바로 『이기적 유전자』(1976)이다.

여전히 많은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결정론적 생명관, 즉 유전자가 모든 생명 현상에 우선한다는 저자의 주장...

읽게 된 동기

심리학자가 저술한 '1만 시간의 재발견'은 선천적 재능보다 의식적인 노력과 효율적인 학습 방법을 중요하다고 강조했기 때문에, 생물학자의 관점에서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이번에 선택한 책은 이기적 유전자였다. 리처드 도킨스와 이기적 유전자는 한국에서도 이미 유명한 책이었기 때문에 주저 없이 고를 수 있었다. 

평점 및 추천 대상

★★★☆☆
저자는 서문에서 전공자가 아닌 사람도 읽을 수 있게 최대한 풀어서 썼다고 했지만, 나름대로 시스템 생물학을 전공했던 내가 읽었음에도 내용이 어렵고 난해했다. 별점을 3개로 준 이유는 어렵다고 생각했던 내용이 정말로 생물학적으로 깊은 내용이라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번역이 매끄럽지 못해서 읽고 또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생각외로 많았다. 영어 원서를 읽는 것에 부담이 없는 사람이라면 원서를 읽는 것을 추천한다. 나 또한 원서로 다시 한번 더 읽어볼 계획이다.

인상적이었던 내용들

  • 우리가 속하는 인간이라는 종을 특수한 존재로 볼 만한 타당한 근거가 있을까?
  • 인간의 특이성은 대개 '문화'라고 하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 독신주의를 발현시키는 유전자는 유전자 풀 속에서 실패하게 돼 있다.
즉, 진화와 상속을 통해 불멸성을 원하는 유전자 프로그램대로라면 독신주의라는 것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 우리는 우리를 창조한 자에게 대항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비교해서 문화적 특이성이 있으므로 유전자 프로그래밍에 종속되지 않는다. 즉, 생물학자의 관점에서 봐도 우리는 환경에 따라 그리고 의지에 따라 충분히 변화할 수 있는 '동물'이다. 심리학자의 실험에서 검증한 뇌의 가소성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으로도 인간은 변화하고 진화할 수 있는 존재이다.
  • 개체의 몸이란 일시적인 유전자의 조합을 위한 임시 운반체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하나의 개체에 들어 있는 유전자의 조합은 일시적이지만 유전자 자체는 잠재적으로 수명이 매우 길다
동물(혹은 개체) 자체를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한 임시 운반체라고 표현한 것이 다소 충격이었다. 결국,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유전자의 목적인 오랜시간의 존속과 진화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일까?

후기

나의 문해력 부족과 일부 번역의 매끄럽지 못함으로 인해 책을 두 번이나 읽었음에도 온전히 이해를 못 한 점이 너무 아쉽다. 책을 제대로 이해 못 하면 서평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원서로 다시 한번 읽어보고 그 후 서평을 다시 작성하려고 한다.